Weekly News (2016.8.1~8.7)

NEWS _ 20160803

OKULONLINE Weekly News
(2016.8.1 ~ 8.7)

영상 관련 상영, 전시, 출간 및 강연 소식 등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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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인디스페이스, 미디어극장 아이공 등 _ 2016년 8월 4일~8월 12일




올해로 16회를 맞는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Seoul International New Media Festival, 이하 네마프)이 8월 4일부터 12일까지 인디스페이스 및 홍대 인근 공간들에서 열린다. 올해는 '가상의 정치'라는 테마로 상영, 전시 및 여러 부대행사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일 예정이다. 「글로컬구애전」 섹션에서는 임철민 감독의 <빙빙>을 비롯해 파트타임스위트의 <부동산의 발라드2>, 백종관의 <순환하는 밤> 등이 상영된다. 「핀란드 미디어아트 특별전」에서는 동시대 핀란드 작가들의 작업이 소개된다. 미술, 사진, 영화를 넘나들며 활동하는 호주 작가 트레이시 모팻의 회고전도 주목할 만하다. 

※ 제16회 서울국제뉴미디어페스티벌 상영일정표 [☞ 바로가기]


OKULO's Pick!


<타자 Other>(2009, 트레이시 모팻)


트레이시 모팻, <타자>


트레이시 모팻 회고전을 통해 소개되는 작품 중에는 기존의 영상들을 재편집해 만든 파운드 푸티지 작품들이 적지 않다. 대중영화들에서 발췌한 스테레오타입화된 흑인 여성들의 이미지로 구성된 <화면 조정>(1999), 영화 속 예술가들의 모습을 모은 <예술가>(2000), 역사 속 혁명의 풍경을 모은 <혁명>(2008), ‘타자’를 재현한 이미지로 만들어진 <타자>, 어머니의 다양한 모습을 모은 <마더>(2009) 등이다.

이 가운데 <타자>는 트레이시 모팻의 유머가 잘 드러난 작품이다. 모팻은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노골적으로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사용하거나 음악이나 리드미컬한 편집을 이용해 유머러스한 순간을 만들어낸다. <타자> 속에서 제3세계 원주민, 흑인, 여성, 동성애자들은 ‘제1세계 백인 이성애자 남성’과는 구분되는 ‘타자’로 등장하지만, 뒤로 갈수록 그 구분은 사라지며 마지막에는 모두가 한 데 뒤엉켜 짜릿한 오르가즘의 순간을 맞이한다.

이런 과감한 전개는 유머감각에 기대고 있다.<섹스 앤 더 시티>의 사만다가 흑인 남성의 성기를 바라보는 클립이나 <식스 핏 언더>의 두 남자 주인공이 정열적인 키스를 나누는 클립 등은 원래 영상의 맥락을 아는 사람에게든 모르는 사람에게든 웃음을 안겨준다. 그리고 감독은 이를 통해 대중문화에서 오랫동안 굳어진 타자에 대한 공포 또는 거부감을 아주 간단하게 무너뜨린다. 그리고 영화가 거의 끝나갈 즈음엔 화산과 네이팜탄, 급기야 별이 폭발하는 장면까지 등장한다. 타자라고 불렸던 존재와의 결합이 얼마나 강력한 효과를 만들어낼 수 있는지 직접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다. 트레이시 모팻의 이런 직설적인 화법은 매우 단순하지만, 그만큼 강력하고 효과적이기도 하다. (김보년)


「핀란드 미디어아트 특별전 : 쿠렌니에미와 그 제자들」


에르키 쿠렌니에미, <천공테이프>


에르키 쿠렌니에미는 컴퓨터와 미디어 문화의 잠재성에 대해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온 작가로, 핀란드 전자음악과 미디어아트의 선구자로 평가받는다. 올해 네마프에서는 그가 1960년대 중반부터 1970년대 초반에 제작한 16mm 필름 3편이 소개된다. 먼저 <동물과 식물>(1965)은 하늘이나 바다와 같은 풍광들에 클로즈업으로 촬영된 개미, 애벌레, 꽃과 나무 같은 자연물을 중첩시켜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리고 <컴퓨터 음악>(1966)은 초창기 컴퓨터로 소리와 음악을 만드는 과정을 위트 있게 보여주는 짧은 영상이다. 마지막으로 <천공테이프>(1967)는 위 두 작품을 섞어 놓은 듯 한 인상을 준다. <천공테이프>에서 감독은 컴퓨터 테크놀로지가 작동하는 이미지와 자연 속에서 일상적 삶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습을 교차하며 인상적인 풍경을 만든다. 이들 영상 세 편은 당시 무성으로 제작되었으나, 2000년대 이후 쿠렌니에미가 직접 작곡한 전자음악이 덧씌어졌다.

동시대 핀란드 영상작가들은 인간과 자연, 기술과 기계의 복잡한 관계를 탐구했던 쿠렌니에미로부터 적지 않은 영향을 받았다. 프로그램에선 그들의 2000년대 이후 작업 역시 소개된다. 쿠렌니에미와 핀란드 작가들이 감각과 매체를 어떻게 해석하는지 살펴볼 수 있는 흥미로운 기회가 될 것이다. (이한범)


<마사 Masa>(2009, 안시 카시톤니)


안시 카시톤니, <마사>


 <마사>는 짧게 스쳐 가는 악몽 같은 단편 영화다. 주인공 마사는 철창살 안에 갇힌 애완동물로, 지저분한 털을 질질 끌고 흉측한 이빨을 내보이며 알 수 없는 소리를 중얼거리는 기니피그다. 종종 마사는 애완동물이라기보다 괴물처럼 보인다. 마사는 철창살 밖에 놓인 텔레비전에서 재생되는 영화를 보며 감옥으로부터의 탈출을 갈망하며, 탈출을 위해 온갖 괴상한 계획들을 실행한다. 하지만 어떤 저주에라도 걸린 양, 모든 시도는 실패로 끝나버린다.

감독 안시 카시톤니는 손수 만든 세트를 통해 언뜻 보기에 소박하면서 아기자기한 세계를 표현한다. 그런데 스틸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촬영된 마사가 괴상하게 움직이고 마사가 만든 무기와 장치들이 작동할 때, 그 세계는 돌연 당장에라도 위험한 일이 벌어질 것만 같은 범죄 현장으로 탈바꿈한다. 이처럼 <마사>가 가진 독특함은 애니메이션과 실사 촬영, 인형극 기법을 혼재시키는 과감한 형식적 시도에서 비롯한다. 특히 철창살을 사이에 두고 인형처럼 움직이는 마사와 실사 촬영된 주인을 동시에 담은 장면은 마치 서로 다른 세계에 살던 존재들이 만나 충돌하며 사고를 벌이고 있는 듯한 흥미로운 풍경을 만들어내고 있다. (이정빈)


(뉴스 구성: 김보년, 박이현, 예그림, 이정빈, 이한범)